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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그마
- 09 Dec, 2025
피그마 배우는데 포토샵이 더 편한 이유
피그마 배우는데 포토샵이 더 편한 이유 오늘도 피그마를 켰다가 포토샵을 켰다 아침 9시. 출근해서 피그마를 켰다. 배너 작업 들어가야 한다. 5분 지났다. 단축키가 생각 안 난다. 포토샵을 켰다. 이게 벌써 세 번째다. 이번 주만. 팀장님이 말씀하셨다. "이제 피그마로 작업해봐." 선배가 말했다. "요즘 피그마 안 쓰면 안 돼." 채용공고마다 써있다. "피그마 필수." 알고 있다. 머리로는. 근데 손이 포토샵을 찾는다.포토샵은 7년, 피그마는 7개월 포토샵은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썼다. 과제하느라 밤샜고. 공모전하느라 울었고. 취업 포트폴리오 만들면서 손에 익었다. 7년이다. 7년. Ctrl+J 누르면 레이어 복사. Ctrl+T 누르면 자유 변형. 손이 기억한다. 생각 안 해도 된다. 피그마는 작년 여름부터. 유튜브 보면서 따라 했다. "쉽다"는 댓글들 보면서 나만 어려운가 싶었다. Auto Layout이 뭔지 몰라서 검색했다. Components 개념이 헷갈려서 또 검색했다. Frame이랑 Group 차이를 아직도 헷갈린다. 7개월 vs 7년. 당연한 거다. 근데 조급하다. 선배는 3일 만에 적응했다는데 선배 수진 누나가 말했다. "나는 피그마 배우는데 3일 걸렸어. 금방 익숙해져." 부럽다. 나는 3개월 지났는데도 매번 구글링한다. "피그마 정렬 단축키" "피그마 그리드 설정 방법" "피그마 컴포넌트 만들기" 검색 기록이 부끄럽다. 포토샵에서는 안 그랬다. 레이어 스타일 어디 있는지 안다. 마스크 어떻게 쓰는지 안다. 블렌딩 모드 언제 쓰는지 안다. 근데 피그마는 매번 찾는다. 메뉴가 어디 있는지. 이 기능은 어떻게 쓰는지. 선배는 3일. 나는 3개월인데 아직도.포토�op에서는 감이 왔는데 어제 팀장님한테 시안 보여드렸다. 피그마로 만든 거. "음... 간격이 좀 이상한데?" 간격을 봤다. 32px이었다. "32가 이상한가?" 물었다. "느낌이 좀 그래. 조정해봐." 조정했다. 28px, 30px, 36px. 모르겠다. 뭐가 맞는지. 포토샵에서는 알았다. 눈으로 보고 감으로 땄다. "아, 이 정도" 하는 느낌이 있었다. 근데 피그마는 숫자다. 8의 배수, 4의 배수, 그리드 시스템. "왜 32인지" 설명해야 한다. 설명 못 한다. 그냥 32가 예뻐 보였다. 팀장님이 물었다. "디자인 시스템 고려했어?" "...네." 거짓말이다. 생각 안 했다. 포토샵에서는 예쁘면 됐다. 피그마에서는 논리적이어야 한다. 어렵다. 협업은 좋은데 눈치 보인다 피그마의 장점. 협업. 알고 있다. 다들 그래서 쓴다고 한다. 실시간으로 같이 본다. 댓글로 피드백 받는다. 히스토리 다 남는다. 좋다. 진짜 좋다. 근데 무섭다. 내가 작업하는 거 다 보인다. 레이어 이름 대충 지으면 보인다. 시행착오하는 것도 보인다. 어제 배너 만들고 있었다. 텍스트 정렬하다가 10번 옮겼다. 왼쪽, 가운데, 오른쪽, 다시 왼쪽. 선배가 말했다. "주니야, 정렬 좀 정해. 계속 움직이네." 들켰다. 고민하는 거. 포토샵에서는 혼자 했다. 100번 고쳐도 아무도 몰랐다. 최종 파일만 보여주면 됐다. 피그마는 과정이 다 보인다. "이 사람 되게 헤매네" 하는 게 보인다. 부끄럽다.포토샵 단축키는 몸이 기억하는데 손가락이 기억한다. Ctrl+Shift+Alt+E. 레이어 병합 복사. 한 번에 누른다. 생각 안 해도. Ctrl+Shift+U. 채도 없애기. Ctrl+L. 레벨 조정. Ctrl+U. 색조/채도. 안 까먹는다. 7년 썼으니까. 피그마는 매번 찾는다. "이거 단축키 뭐더라?" 검색한다. 써먹는다. 까먹는다. 다음 날 또 검색한다. Ctrl+D가 복제인 줄 알았다. 틀렸다. Ctrl+D는 원본 선택이다. 복제는 Ctrl+D 연타. 헷갈린다. Shift 누르고 드래그하면 비율 고정. 아니다. 피그마에서는 그냥 고정이다. Shift는 다른 용도다. 포토샵 근육이 방해한다. 포토샵 손가락이 피그마를 어렵게 만든다. 새로 배워야 한다. 7년을 버려야 한다. 아깝다. 출력물은 포토샵이 맞는데 지난주 포스터 작업. 팀장님이 물었다. "피그마로 할 거야?" "...포토샵이 나을 것 같은데요." "그래, 인쇄물은 포토샵이 낫지." 안도했다. CMYK 설정. 300dpi 해상도. 출력 사이즈 mm 단위. 포토샵에서는 당연한 거다. 피그마에서는 찾아야 한다. 플러그인을. 이미지 보정도 포토샵이 낫다. 색감 조정도. 필터 효과도. "웹은 피그마, 인쇄는 포토샵" 팀장님이 말씀하셨다. 그럼 둘 다 해야 한다는 거잖아. 피그마 배운다고 포토샵 버릴 수 없다는 거잖아. 7년이 헛된 게 아니다. 위안이 된다. 근데 요즘 인쇄물 작업이 없다. 다 웹이다. 앱이다. 결국 피그마다. 컴포넌트 개념이 아직도 어렵다 Components. 피그마의 핵심이라고 한다. 버튼 하나 만들어놓으면. 100개 페이지에 쓸 수 있고. 하나만 수정하면 다 바뀐다. 좋다. 이해한다. 머리로는. 근데 만들 때가 문제다. "이게 컴포넌트가 되어야 하나?" "아니면 그냥 복사가 나을까?" "베리언트는 언제 쓰는 거지?" 헷갈린다. 포토샵에서는 그냥 복사했다. Ctrl+J. 레이어 복사. 바꿀 거 있으면 하나씩 바꿨다. 비효율적이다. 알고 있다. 근데 확실했다. 헷갈리지 않았다. 피그마는 효율적이다. 근데 복잡하다. Master Component. Instance. Override. 용어부터 어렵다. 선배가 만든 파일 열어봤다. 컴포넌트가 20개다. 어떻게 구조 짠 건지 모르겠다. 나는 3개 만들었다가 꼬였다. 전부 Detach했다. 그냥 복사로 돌아갔다. "피그마 쓰는 의미 없잖아." 혼잣말했다. 맞다. 의미 없다. 제대로 못 쓰면. 남자친구는 "쉬운데?" 한다 남자친구 민수. 개발자다. 같은 회사. 얘는 피그마를 디자이너보다 잘 쓴다. 프로토타입 만들고. 코드 추출하고. 플러그인 설치해서 자동화하고. "별로 안 어렵던데?" 짜증 난다. "너는 개발자잖아. 논리적으로 생각하잖아." "디자인도 논리 아니야?" 말문이 막혔다. 디자인이 논리인가? 포토샵으로 할 때는 감이었다. 예쁘면 됐고. 마음에 들면 됐고. 피그마는 다르다. "왜 이렇게 했어?" 물으면 대답해야 한다. "8px 쓰는 이유가 뭐야?" 설명해야 한다. 모른다. 그냥 예뻐서. 민수가 내 파일 봤다. "레이어 이름 좀 제대로 지어. 개발할 때 헷갈려." "...알았어." Group 1, Rectangle 47, Frame 23. 기본 이름 그대로 뒀다. 포토샵에서도 그랬다. 레이어 1, 레이어 2. 근데 포토샵은 혼자 봤다. 피그마는 개발자가 본다. 달라야 한다. 습관을 바꿔야 한다. 어렵다. 결국 포토샵을 켠다 오늘도 그랬다. 피그마로 상세페이지 시작했다. 이미지 자르려고 했다. 방법을 모르겠다. 구글링했다. "피그마 이미지 크롭" "피그마 이미지 자르기" 5분 지났다. 포토샵 켰다. Marquee Tool 선택. 자르고. 저장하고. 피그마에 붙여넣었다. 30초 걸렸다. "이러면 안 되는데." 혼잣말했다. 근데 빠르다. 확실하다. 시간 아낀다. 팀장님은 모른다. 선배도 모른다. 나만 안다. 피그마 파일인데 포토샵으로 만든 거. 죄책감 든다. 근데 어쩔 수 없다. 마감이 내일이다. 배우면서 할 시간이 없다. 언젠가는 익숙해질까 퇴근하고 유튜브 켰다. "피그마 마스터하기" "피그마 실무 팁" 구독했다. 저장했다. 주말에 봐야지. 근데 주말에 피곤하다. 월요일에 다시 미룬다. 이러면 안 되는데. 알고 있다. 포토샵도 처음엔 어려웠다. 레이어 개념도 몰랐고. 마스크가 뭔지도 몰랐고. 7년 지나니까 쉬워졌다. 피그마도 그럴까? 7개월 아니라 7년 쓰면? 그때쯤이면 또 새로운 툴 나와있을 것 같다. "피그마 구세대 아니야?" "요즘은 XX 써야지." 또 배워야 한다. 또 포토샵이 편했던 것처럼. 피그마가 편했다고 말하게 될까. 상상이 안 된다.오늘도 피그마 켰다가 포토샵 켰다. 내일은 조금 덜 킬 거다. 아마도.